"매워도 너무 맵다"…'불닭볶음면' 덴마크서 황당 리콜

삼양식품의 핵불닭볶음면 등 매운 라면 제품이 '너무 맵다'는 이유로 덴마크에서 리콜(회수 조치) 대상으로 지정됐다. 삼양식품이 이같은 이유로 해외 시장에서 리콜 조치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덴마크 수의식품청(DVFA)이 이날 성명을 통해 삼양식품의 '핵불닭볶음면 3×Spicy(3배 매운맛)', '핵불닭볶음면 2×Spicy(2배 매운맛)’, ‘불닭볶음탕면’에 대한 리콜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어떤 성분 때문에 현지 당국의 조치가 이뤄진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덴마크 수의식품청은 "(삼양식품 제품) 한 봉지에 든 캡사이신 수치가 너무 높아 소비자가 급성 중독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판단했다. 당국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매우 매운 음식은 해가 될 수 있다면서, 구매자들에게 제품을 폐기하거나 반품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결정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현지인 중에선 자신을 ‘매운 음식 애호가’라고 밝히며 "덴마크가 매운 양념에 대한 포용도가 낮다"고 주장하는 이도 나타났다. 한 사용자는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의 라면 포럼에 "싱거운 새우 빵에 후춧가루를 약간만 뿌려도 너무 맵다고 생각하는 덴마크 친구가 있다. 현지인들이 매운 라면을 독극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삼양식품은 이번 덴마크 당국의 조치에 대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해당 제품의 품질에 문제가 있어 리콜 조치한 것이 아니라 '너무 매워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면서 덴마크 식약처에서 자체적으로 리콜 조치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해당 제품들은 전 세계에 수출 중이나, 이 같은 이유로 리콜 조치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지 관련 규정 등을 면밀히 파악해 이번 리콜 조치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