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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품절 대란' 온다"…20대 직장인도 쓸어담은 제품

제작 한국경제

“한여름에 접어들면 인기 품목은 다 품절이더라고요. 작년같은 품절 대란을 맞으면 원하는 걸 못살까봐 미리미리 장마 용품을 마련하고 있어요.

직장인 김모 씨(28)는 올 여름 장마용품을 최근에 대부분 마련했다.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덥고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기상청의 예보를 접하고 나서다. 장화나 우비, 우산 등 다양한 장마용품들을 유명 브랜드에서 직구까지 해가며 구매했다. 레인부츠 하나가 10만원을 넘을 정도로 값이 나가지만 수요에 비해 물량이 달려 구매하기가 쉽지는 않았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 여름 출퇴근할 때 운동화나 구두에 빗물이 스며들어 곤혹스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며 ”회사에서 보기에도 괜찮은 패션 용품으로 마련하느라 돈이 좀 들었다“고 말했다.

비를 피하기 위한 장마 용품이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레인부츠와 레인코트의 매출이 수십배 뛰고, 잡화점이 아닌 패션 플랫폼에서 우산이 빠르게 팔려나간다. 올해는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 때문에 장마 용품의 인기가 더욱 높을 것으로 보인다. 패션기업 LF가 수입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티톤브로스는 지난달 대표 레인코트 상품인 '페더레인 재킷'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225%) 급증했다고 5일 밝혔다. 이른 시기부터 장마 용품을 마련하는 이가 늘면서 이 상품은 올해 누적(1~5월) 매출도 전년 대비 약 200% 늘었다.

이 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패션족들 사이에서 레인코트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대부분 가볍고 방수 기능이 잘 갖춰진 기능성에다가 일상복으로 활용 가능한 디자인까지 가미된 제품이 인기다. LF는 "페더레인 재킷이 190g의 초경량 완전 방수 재킷으로 2만㎜ 방수 기능을 갖췄고 올해는 지난 시즌보다 내구성을 10배 높인 겉감으로 기능을 새롭게 업그레이드했다"며 "올 여름이 평년보다 덥고 장마 기간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는 예상이 나면서 일찍부터 여름 장마를 대비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인부츠 인기도 여전하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달 무신사에서 레인부츠 카테고리는 전달과 비교해 155% 증가했다. 특히 비 소식이 있던 연휴와 주말에는 '레인부츠' 일평균 검색량이 평일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이 판매로 이어지면서 레인부츠 카테고리 거래액도 늘었다. 지난달 1일부터 16일까지 무신사 거래액을 분석한 결과 레인부츠 거래액은 전년보다 16.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레인부츠를 주력 상품으로 하는 브랜드 락피쉬웨더웨어(에이유브랜즈)의 제품 거래액은 전년 대비 약 42% 성장하는 호조를 보이기도 했다. 이 기업은 역대급 장마가 예고되면서 이른바 '레인부츠 대란'이 일어난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찍은 바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이유브랜즈는 지난해 매출 419억 원, 영업이익 16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 121%, 영업이익 154% 증가한 수치였다. 이 밖에도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유러피안 풋웨어 브랜드 '숄'(Scholl)의 인기 상품 롱 레인부츠도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LF의 '바버'(Barbour) 레인부츠 역시 지난달 대비 2배 이상 판매량이 늘어났으며, LF몰 내 레인부츠 키워드 검색량도 같은 기간 2.5배 급증했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측은 "다가오는 장마철을 대비해 레인부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4월 장마부츠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배 이상(5000%) 증가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품귀 현상이 빚어질 정도로 레인부츠가 불티나게 팔리자 주요 패션 기업들이 올해 선제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LF는 지난해보다 약 한 달 빨라진 3월 초부터 레인부츠를 입고하기 시작했고, 무신사는 일찍이 슈즈 브랜드 마크모크와 함께 협업한 레인부츠 기획 상품을 출시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해 긴 장마 기간이 예상되는 가운데 브랜드마다 다양한 컬러와 개성있는 디자인의 레인부츠와 레인코트를 선보이고 있다”며 “장마 용품이 실용성과 스타일을 갖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는 추세”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