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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회의도 참석해드려요'...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AI 어시스턴트 '코파일럿'

제작 BBC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개발해 자사 사무용 앱에 내장한, 챗GPT 방식의 AI 어시스턴트 ‘Microsoft 365 코파일럿’이 시범 운영을 거쳐 다음 달 1일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코파일럿은 사용자가 참석하지 않은 팀즈(Teams, MS사의 온라인 회의 플랫폼) 회의의 요약본을 작성할 수도 있다.

또한 이메일 초안이나 워드 문서도 작성할 수 있으며, 엑셀 스프레드 시트, 파워포인트 발표 자료 등도 빠르게 만들어낸다.

코파일럿이 “힘들고 단조로운 업무”를 없애길 바란다는 게 MS사의 설명이지만, 일부는 이러한 기술이 인간 근로자들을 대체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기술로 인해 기업이 AI 활용 자원에 위험할 정도로 크게 의존하게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아울러 현재 형태에서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콘텐츠가 아닐 때 이를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기에 AI 관련 규범 위반일 수도 있다.

유럽연합(EU)의 AI 법과 중국의 인공지능 규정 모두 실제 사람이 아닌 AI와 상호작용하고 있는지 여부가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콜레트 스톨바우머 마이크로소프트 365 책임자는 이를 명확히 하는 건 코파일럿을 사용하는 개인에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코파일럿은 도구이며, 이를 책임감 있게 사용할 책임은 인간이 지닌다”는 설명이다.

“사람들이 이메일 답장을 할 때 AI 어시스턴트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을지도 모르죠. 그러나 언제나 인간이 연관돼 있고, 인간이 통제권을 쥐고 있습니다.”

그러나 EU는 AI 도구의 책임감 있는 사용은 이를 개발한 기업에 달려 있다는 입장이다.

나는 코파일럿의 출시를 앞두고 이를 사용해볼 독점적인 기회를 얻었다.

코파일럿엔 앞서 MS사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기업 ‘오픈AI’가 만든 챗GPT의 기반이 되는 기술과 동일한 기술이 적용됐다.

MS사의 직원인 데릭 스나이더의 노트북을 통해 내가 사용해볼 데모 버전에 접근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코파일럿은 각 개인의 계정에 내장된 도구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코파일럿은 개인 사용자 혹은 기업의 데이터에 액세스할 수 있다.

MS사는 이러한 데이터는 안전하게 관리된다면서, 코파일럿 트레이닝에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톨바우머 책임자는 “볼 수 있는 데이터에만 접근할 수 있다”면서 “개인정보 정책을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코파일럿에 대한 내 첫인상은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무직 직원들에겐 강한 경쟁자 같은 동료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비용 절감을 원하는 기업에서 일하는 이들에겐 그렇게 다가올 것 같았다.

코파일럿은 가상의 제품 출시에 관해 사람들이 주고받은 여러 이메일을 단 몇 초 만에 자신 있게 요약해냈다.

이후 내가 할만한 간단한 응답을 제안해주기도 했다. 간단한 드롭다운 형식의 메뉴를 통해 이 응답을 더 길고, 편안한 어조로 바꿀 수 있었으며, 이에 챗봇은 제안된 아이디어에 대한 감탄을 표하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이라는 따뜻한 답변을 내놨다. 물론 우리 중 오고간 이메일 내용을 제대로 읽은 사람은 없었다.

한편 이메일을 보내기 전, 편집 여부 및 AI가 생성한 복사본을 선택해 그 전부를 보낼지 등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렇게 완성한 이메일 그 어느 곳에서도 해당 이메일엔 코파일럿이 생성한 콘텐츠가 포함돼 있다는 힌트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선 코파일럿이 워드 문서 내용을 기반으로 약 43초 만에 여러 페이지로 된 파워포인트 발표 슬라이드를 생성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문서에 이미지가 삽입돼 있으면 이를 사용할 수도 있고, 사용료를 지불하지도 않아도 되는 코파일럿 컬렉션에서 관련 이미지를 검색할 수도 있다.

코파일럿이 만들어낸 발표 자료는 간단하지만 효과적이었다. 게다가 이 자료를 발표하며 곁들일만한 간단한 발표 대본도 써줬다.

그러나 프레젠테이션을 좀 더 “컬러풀”하게 만들어달라는 내 요청은 이해하지 못해 사용자가 수동으로 설정해야 하는 파워포인트 도구창으로 안내했다.

마지막으로 팀즈 회의에선 어떻게 활용하는지 살펴봤다.

코파일럿은 회의 주제를 식별하고 토론에서 언급된 다양한 내용에 대한 요약본을 만들어냈다. 아울러 특정 회의 참가자가 말한 내용만을 따로 요약해낼 수도 있었으며, 만약 회의 중 의견이 갈렸을 경우 참가자들이 언급한 장단점을 차트 형식으로 정리해내기도 했다. 그리고 이 모든 작업을 몇 초안에 해냈다.

코파일럿은 회의에서 누가 가장 최고의(혹은 최악의) 발언자였는지 등 개인의 성과에 대한 질문엔 대답하지 않도록 프로그램돼 있다.

나는 스나이더에게 코파일럿을 통해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과연 앞으로 사람들이 실제 회의에 참석하려 하겠냐고 물었다.

이에 스나이더는 “많은 회의가 웨비나(‘웹’과 ‘세미나’의 합성어로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컨퍼런스나 세미나를 뜻함)로 변할 것”이라며 농담했다.

한편 구두로 따로 신호를 보내지 않는 이상, 현재 코파일럿 기술로는 하나의 기기를 통해 팀즈 회의에 참석한 여러 명의 참석자를 개별적으로 분류해내지 못한다.

코파일럿의 구독료는 매달 30달러(영국에서는 약 25파운드(약 4만원))이며,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야 하기에 오프라인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한편 비판론자들은 이런 종류의 기술이 행정 업무에 엄청난 차질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AI 윤리 연구소’ 소속 카리사 벨리즈 부교수는 사람들이 이러한 도구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것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도구가 실패하거나, 해킹당하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는 벨리즈 교수는 “결함이 있을 수도 있고, 사용자가 동의하지 않은 새로운 정책이 도입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에 너무나도 빠진 나머지 더 이상 이 도구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느낀다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고 질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