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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년 만의 우승 위해 최강 전사들 모였다

제작 조선일보

한국 축구는 적어도 아시아에선 맹주(盟主) 대접을 받는다. 2002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군 후 두 차례(2010·2022) 16강에 진출했다. FIFA 랭킹도 23위. 항상 아시아 국가 중 상위권을 유지한다. 하지만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과는 한동안 인연이 없었다. 1956년 초대 대회, 1960년 2회 대회 연속 우승했지만 이후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결승 진출 횟수는 6번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가장 많은데 1972, 1980, 1988, 2015 대회 결승에서 모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그래서 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도 그 의미를 잘 알고 있다. 3월 부임 때부터 “모든 여정은 아시안컵을 위한 것” “내 시험대는 아시안컵”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결과에 따라 지위도 흔들릴 수 있다. 이제 개막(1월 13일) 보름 앞으로 다가온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일정은 중동 더위 때문에 내년 초로 잡았지만 공식 명칭은 ‘2023′을 유지한다.

◇유럽파들 기량 절정...’역대 최강’

대한축구협회는 28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아시안컵 출전 명단을 발표했다. 캡틴 손흥민(31·토트넘)과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 황희찬(27·울버햄프턴)을 비롯, 최정예를 선별했다. 수비수 김지수(19·브렌트퍼드)와 미드필더 양현준(21·셀틱)이 발탁된 것 정도가 기존 명단과 달랐다. 평가가 엇갈리는 왼쪽 수비수 이기제(32·수원)도 포함됐다. 클린스만은 “대표팀에서 보인 태도, 역할 수행 능력은 부족함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표팀 주축 선수들은 세계 최고 리그에서 연일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번 명단을 한국 대표팀 역사상 최강이라 불러도 손색없다는 분석.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은 최근 축구 통계 매체가 해당 리그 베스트11로 뽑을 정도로 상태가 좋다. 손흥민 등 주전 선수들 나이를 고려하면, 이번이 아시안컵 우승을 노릴 적기라는 지적이다.

과거 한국을 괴롭혔던 수비 불안은 이탈리아를 거쳐 독일에서 뛰는 센터백 김민재가 해소한다. 이강인은 경기 흐름을 읽는 재치와 발기술로 창의성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이날 참석한 대표팀 미드필더 이재성(31·마인츠)은 “트로피를 들 기회다. 국민께 선물을 안겨드리겠다”고 했다. 협회는 이날 ‘64년 만에 우승하겠다’는 염원을 담아 행사에 팬 64명을 초청했다.

◇황의조 제외...대체 자원 안 뽑아

한국은 다음 달 2일 아랍에미리트로 출국해 전지훈련과 평가전을 갖고 10일 결전지 카타르에 입성한다. 해외파 선수들은 소속팀 일정을 마치고 아랍에미리트로 합류한다. 불법 촬영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공격수 황의조(31·노리치 시티)는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 오현규 등 (득점 측면에서) 역할을 잘 소화할 선수들이 많다”고 했다.

한국은 E조에 속해, 1월 15일 바레인(86위), 20일 요르단(87위), 25일 말레이시아(130위)와 차례로 조별 리그 경기를 치른다. 한국과 아시아 강호인 일본(17위), 이란(21위)이 나란히 조 1위를 한 후 토너먼트에서 순항한다면 한국은 이란과는 8강에서, 일본과는 결승에서 만난다. 64년 만의 우승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산이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주축 미토마 가오루(26·브라이턴)는 부상으로 6주 결장이 예상돼 이번 대회엔 나서지 못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