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집 사자"…은행 주담대 넉달새 20조원 증가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6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부터 넉달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가계부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는 2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5조9553억원 증가했다. 지난 6월 5조8296억원 증가에서 1257억원 더 증가폭이 커졌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4월부터 넉달 연속 이어지고 있다. 4월 2조2964억원, 5월 4조1557억원 등 증가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은 주택 구매 수요 때문이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5조9636억원 증가해 전체 가계대출 증가 폭을 상회했다. 가계대출이 증가한 지난 넉달간 증가 폭은 19조9750억원으로 20조원에 육박한다.
주담대가 증가한 것은 주로 주택구입 관련 자금 수요에 따른 것이다. 전세자금 수요가 둔화됐음에도 매매 거래가 늘면서 주담대 실행이 많아졌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몇달 전까지만해도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자금 수요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달에는 일반 주담대 규모도 정책자금 수준으로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중 기타대출은 높은 대출금리, DSR규제 등에 따른 둔화흐름이 지속되면서 100억원 남짓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넉달 연속 증가하면서 가계부채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세계 각국이 부채축소에 나서는 반면 한국은 부채가 다시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보다 많은 가계부채 규모는 한국의 장기 성장률을 낮추는 등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7월중 기업대출은 8조6835억원 증가했다.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7월 기준 역대 세번째로 많은 증가폭이다. 대기업은 기업 운전자금 수요 등이 증가하며 3조7625억원, 중소기업은 부가가치세 납부를 위한 수요 등으로 4조9210억원 각각 늘었다.
7월중 은행수신은 23조955억원 감소했다. 수시입출식 예금이 MMF 등 자산운용사 계정으로 대거 빠져나간 영향이다. 다만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가계를 중심으로 정기예금은 12조2522억원 증가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