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main image

맹견 2마리가 잔혹하게 셰퍼드 공격…견주는 그냥 방치했다

제작 조선일보

맹견 2마리가 양옆에서 다른 개를 물어뜯는 상황에서도 이를 방치한 견주에 동물 학대 논란이 불거졌다. 동물 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잇따르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동물 학대 논란이 불거진 건 20일 소셜미디어에 맹견으로 분류되는 로트 와일러 2마리가 셰퍼드의 머리와 엉덩이 부분을 각각 세게 물어뜯고는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영상이 확산하면서다. 영상에서 셰퍼드는 로트 와일러 2마리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축 늘어져 있었다. 바닥에는 대형견들의 대변이 잔뜩 널브러져 있었다. 부천의 한 오피스텔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영상을 촬영한 시민은 “맹견으로 보이는 개 2마리가 셰퍼드를 지속해서 공격하는데도 (견주가) 한 공간에 계속 두고 있다”며 “셰퍼드가 다친 후 치료받고 붕대를 감은 것을 봤는데 또 같은 공간에 놓여 다시 공격당하고 있다. 지금은 살아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영상이 퍼진 뒤 동물단체 등에서는 견주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셰퍼드가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고 있는데 이를 즉각 분리하는 등의 조치 없이 방치했다는 것이다. 동물단체 ‘한국 리트리버 레스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개들끼리의 분리가 아니라, 견주와의 분리 필요가 분명해 보인다”며 “현재 셰퍼드 생사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신고해도 며칠 지나면 다시 세 마리가 나와 있는 걸 세 번이나 목격했다”는 제보를 전했다.

이 견주에 동물 학대 논란이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있었던 또 다른 제보에 따르면, 이 같은 방치는 지난해 겨울부터 목격됐다. 당시 제보자는 “최소 6개월 이상 대형견 짖는 소리와 거의 개 잡는 줄 알았을 정도로 괴로워하는 소형견의 겁에 질린 비명이 계속해서 들렸다”며 “여자가 나와서 봉을 휘두르며 잠재우려는 것 같긴 한데 저 상태로 두는 건 학대 아니냐”고 했다.

결국 이날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에 “인터넷에 동물 학대로 의심되는 영상이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은 수사에 나섰다.

경찰 조사에서 견주는 “개를 너무 좋아해서 일부러 테라스가 있는 집으로 이사를 왔고 학대 의도도 전혀 없다”며 “셰퍼드는 강원도로 입양을 보낸 상태”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견주에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