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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1년 만에 4개국 판매하는 국산 신약... 빠른 해외 진출이 성장 전략

제작 한국일보

편집자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해온 국내 제약사들이 속속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세계 의약품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힘차게 뛰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전략과 비전을 알리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의약품박람회(CPhI)에 참가한 대웅제약의 부스에서 업계 관계자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웅제약 제공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국산 34호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와 36호 신약인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를 잇따라 출시한 대웅제약의 행보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2년 연속 국산 신약 개발에 성공한 제약사는 이 회사가 유일하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의약품박람회(CPhI)에 참가해 '3E'로 요약되는 글로벌 전략을 발표하며 해외 진출 보폭을 넓혔다.

20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실질 투자금액 기준)는 2020년 1,251억 원에서 2021년 1,315억 원, 지난해 1,630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연도별 매출 대비 R&D 투자비율은 13~15% 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등과 함께 매출 대비 10% 이상씩 R&D에 투자 중인 업계 최상위 그룹으로 보면 된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세계의약품박람회에서 대웅제약은 △신속한 품목허가(Efficiency) △동시다발적 신약 라인업 확장(Extension) △인공지능(AI) 활용 생산 우수성(Excellence)이라는 '3E 전략'을 자체 신약 개발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신속한 품목허가'는 신약 개발 단계에서 글로벌 품목허가와 계약을 동시에 진행해 빠르게 해외시장 진출을 꾀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작년에 국내 출시한 펙수클루는 1년 만인 올해 12개 국가에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4개국의 승인을 받아 지난 7월 필리핀을 시작으로 해외 판매를 본격화했다. 회사는 승인 대기 중인 나머지 8개국 시장 진출도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의약품박람회(CPhI) 현장에서 김도영 대웅제약 글로벌사업본부 센터장이 회사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웅제약 제공

'동시다발적 라인업 확장'은 자체 개발 신약을 복합제(특정 질환의 복합 증상을 함께 치료하는 약)와 함께 성장시키겠다는 방식이다. 대웅제약이 지난 5월 내놓은 당뇨병 신약 엔블로는 출시 한 달 만에 메트포르민 성분을 더한 복합제제인 '엔블로멧'으로도 국내 허가를 받았다.

2017년 준공한 대웅제약의 충북 오송 스마트 공장은 정부가 인증한 '기업제조혁신역량수준 4단계'에 도달했다. 이는 수집·분석된 생산 정보로 원인과 해결책을 시스템이 스스로 판단하고 실시간으로 제어해 생산을 최적화하는 상태('생산 우수성')'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펙수클루와 엔블로는 3E 전략으로 역대 국산 신약들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신약 매출 1조 원을 달성해 글로벌 빅 파마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