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이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키로 하면서 전기차 판매량 목표를 더 높여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중국 배터리 회사들과 우회로를 통해 협력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악재 중 하나다.
9일 미국 정부 관보를 보면, 현대차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 환경보호청(EPA)에 배출가스 규제안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가정에 기초한다”며 “시장이 모든 면에서 직면하는 중대한 도전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다”는 비판적 의견을 냈다.
앞서 환경보호청이 올 4월 공개한 차량 배출가스 규제안(초안)을 자동차 회사들이 현실적으로 따라가기 어렵다는 취지다. 규제안은 2027년부터 2032년까지 신차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및 미세먼지 등을 연평균 13%씩 감축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32년에는 1마일(1.6㎞)당 배출량이 82g으로 제한되는데, 이는 2026년 목표치보다 56%나 낮다. 이를 자동차 회사들이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신차의 60%, 2032년까지는 67%를 전기차로 팔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