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대출자 1977만명의 8.9% 소득 70%이상 상환은 300만명 연체율도 증가… “금융부실 우려” 조선소 현장에서 일하는 한모 씨(27)는 2018년 생활비 목적으로 한 인터넷 전문은행에서 300만 원을 빌렸다. 그것만으로는 생활비가 부족했던 한 씨는 또 다른 대출을 알아보던 중에 보이스피싱을 당해 지난해 6월 대출액이 2700만 원까지 불어났다. 한 씨는 “설상가상으로 대출 금리마저 오르면서 월 소득 280만 원 중에 120만 원을 빚 갚는 데 쓰고 있다”며 “잔업과 특근을 몰아 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시기에 급격히 불어난 빚을 갚느라 최소한의 생계도 이어 나가기 어려운 이들이 300만 명에 육박했다. 이 중 175만 명은 소득을 모두 쏟아부어도 원리금 상환액을 갚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가계대출 연체율이 오르면서 금융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소비 상황에 하반기(7∼12월) 경기 회복이 더욱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가계대출자 수는 1977만 명, 대출 ...